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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돌 전후 떼쓰기 (발달단계, 감정조절, 훈육방법)

sunny.daily 2026. 6. 20. 09:13

목차


    두 돌 전후 떼쓰기

     

    36개월이 지나기 전에는 훈육 효과가 거의 없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저는 아이가 13개월쯤 됐을 때 마트 바닥에 드러눕는 걸 처음 보고 나서야 이 사실을 뒤늦게 찾아봤습니다. 무조건 받아주면 버릇이 나빠질 것 같고, 그렇다고 혼내자니 너무 어린 것 같고. 그 사이에서 매일 흔들렸습니다.

     

    발달단계를 모르면 훈육이 역효과 납니다

     

    두 돌 전후 아이가 갑자기 떼를 쓰기 시작하면 부모 입장에서는 당황스럽습니다. 그런데 이 시기 아이의 행동을 이해하려면 먼저 수용언어 발달 수준을 파악해야 합니다. 수용언어란 아이가 타인의 말을 듣고 이해하는 언어 능력을 말합니다. 표현언어(말하는 능력)보다 먼저 발달하지만, 두 돌 이전에는 아직 완성 단계가 아닙니다.

    발달 단계를 크게 세 구간으로 나눠보면 이렇습니다.

    • 돌 이전(1단계): 울음이 유일한 의사 표현 수단. 인지·정서·언어 발달 모두 미숙한 시기로, 던지거나 치는 행동은 공격성이 아닌 발달 특성입니다.
    • 돌~두 돌(2단계): 자아가 형성되기 시작하면서 욕구는 뚜렷해지는데, 인지발달과 언어발달이 아직 따라오지 못하는 가장 어려운 구간입니다.
    • 두 돌~세 돌(3단계): 언어와 인지 발달에 개인차가 크게 절어집니다. 아이와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하다면 감정조절 능력을 50~60% 정도 스스로 해볼 수 있도록 단계적으로 기회를 줄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2단계가 체감상 가장 힘들었습니다. 아이는 분명히 원하는 게 있는데, 그걸 말로 설명할 수 없으니 그냥 바닥에 주저앉아 울어버립니다. 이때 논리적으로 설명하거나 혼내는 건 사실상 무의미합니다. 아이의 전두엽 발달이 아직 그 수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전두엽이란 충동 억제, 감정 조절, 판단 등의 고차원 기능을 담당하는 뇌 영역으로, 인간은 20대 중반까지도 발달이 계속됩니다. 두 돌 아이에게 "왜 그러면 안 되는지 이해해"를 요구하는 건, 아직 걷지도 못하는 아이에게 "왜 뛰지 않느냐"고 묻는 것과 같습니다.

    실제로 영유아 발달을 연구하는 전문가들도 이 시기의 정서 조절 능력 부재를 강조합니다. 미국소아과학회(AAP)는 만 2세 이전 아동에게는 타임아웃 등 전통적인 훈육 방식보다 양육자의 감정 코칭과 환경 조절이 더 효과적이라고 권고합니다(출처: 미국소아과학회).

     

    안 된다는 건 분명하게, 감정 추스리는 건 제가 도와줬습니다

     

    그렇다면 현실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저도 처음에는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긴 설명을 늘어놓거나 목소리를 높여봤습니다. 그런데 그럴수록 아이는 더 크게 울었고, 저는 더 지쳤습니다.

    이 시기에 실질적으로 효과가 있었던 방식은 세 가지였습니다.

    1. 안 된다는 것을 짧고 명확하게 전달한다. 긴 설명 없이 "이건 안 돼"라고 단호하게, 그리고 한 번만 말합니다.
    2. 화제전환(diversion technique)을 적극 활용한다. 화제전환이란 아이의 주의를 현재 집착하는 대상에서 다른 흥미로운 자극으로 옮기는 기법입니다. 저는 "말랑이 꺼내줄까?" 또는 "시원한 거 먹으러 갈까?"처럼 아이가 좋아하는 것을 짧게 제시했습니다.
    3. 울음이 어느 정도 가라앉는 타이밍을 기다렸다가 공감 언어를 건넨다. "속상했구나, 더 하고 싶었지"라는 한마디가 설명 열 마디보다 훨씬 빨리 아이를 진정시켰습니다.

    특히 두 돌~세 돌 사이 아이라면 사전 예고 방식도 효과적입니다. 예를 들어 손을 씻기 전에 "비누 거품 세 번 하면 끝이야"라고 미리 약속하고, 한 번씩 할 때마다 "이제 두 번 남았어", "마지막이야"라고 알려주는 방식입니다. 저도 이 방법을 써봤는데, 아이가 끝을 예측할 수 있게 되자 억울해하는 정도가 확실히 줄었습니다. 이는 자기조절 예측 훈련과 비슷한 원리로, 아이가 상황의 흐름을 인지하면 정서적 충격이
    줄어든다는 점에서 설명됩니다.

    한 가지 더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물건 던지기 행동입니다. 돌 전후 아이들이 숟가락을 던지거나 블록을 무너뜨리고 좋아하는 행동을 종종 보입니다. 제가 직접 써봤는데 이걸 혼내려고 하면 아이가 더 혼란스러워했습니다. 이건 공격성이 아니라, 물리적 인과관계에 대한 감각운동기 탐색 행동입니다. 감각운동기란 스위스 발달심리학자 피아제가 제시한 인지발달 단계 중 0~2세에 해당하는 시기로, 아이가 감각과 신체 움직임을 통해 세상을 탐색하고 이해하는 단계입니다. 이 시기에는 혼내기보다 공을 던지거나 블록을 쌓고 무너뜨리는 놀이로 욕구를 충분히
    충족시켜 주는 쪽이 훨씬 낫습니다.

    국내 연구에서도 영유아기 반응적 양육, 즉 아이의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양육 방식이 이후 아이의 정서 조절 능력과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꾸준히 보고되고 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아이가 일부러 저를 힘들게 하려고 떼를 쓴 게 아니었습니다. 자신이 느끼는 감정을 표현할 언어도, 그 감정을 스스로 다스릴 능력도 아직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한 것이었습니다. 그걸 이해하고 나서야 저도 한결 덜 지치게 됐습니다. 아이의 발달 단계에 맞는 기대치를 갖는 것, 그게 부모에게도 아이에게도 가장 현실적인 시작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같은 상황으로 힘드신 분이 있다면, 아이를 바꾸려 하기보다 아이가 지금 어느 단계에 있는지부터 파악해 보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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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육아 조언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