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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 자꾸 퀴퀴한 냄새가 나서 방향제부터 냄새를 잡아준다는 제품까지 이것저것 사용해 봤어요. 방향제만 해도 다섯 개 정도는 바꿔본 것 같은데, 기대했던 만큼 달라지지는 않더라고요. 직접 겪어보니 좋은 향을 더하는 것과 냄새의 원인을 해결하는 건 전혀 다른 문제였습니다.
오히려 장마철에는 제품을 하나 더 사는 것보다 환기나 습기 관리처럼 평소 생활 습관을 먼저 점검하는 편이 훨씬 도움이 됐습니다.
방향제가 소용없었던 이유
처음에는 방향제 탓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고른 제품이 별로인가 싶어서 디퓨저도 바꿔보고, 냄새를 흡수한다는 탈취제도 종류별로 사용해 봤습니다. 처음 며칠은 향이 강하게 퍼지니까 해결된 것 같았는데, 일주일쯤 지나면 어김없이 같은 냄새가 올라왔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면서 가장 의외였던 건 방향제 향과 집 안의 눅눅한 냄새가 섞이면서 오히려 더 답답하게 느껴졌다는 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좋은 향이 집 냄새를 덮어줄 거라고 생각했는데, 시간이 지나면 향과 꿉꿉한 냄새가 함께 남아 기대했던 것과는 다른 느낌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그때부터는 향을 더하는 것보다 집 안에서 냄새가 나는 원인을 먼저 찾아보는 쪽으로 방법을 바꾸게 됐습니다.
여기서 탈취(脫臭)란 냄새 분자 자체를 분해하거나 흡착해서 제거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향을 덧씌우는 방향(芳香)과는 원리가 다릅니다. 문제는 탈취 제품도 냄새의 발생원이 계속 살아 있으면 한계가 있다는 점입니다. 집 안 곳곳에서 냄새가 계속 만들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 하나로 해결하려 했으니 근본적인 변화가 없었던 겁니다.
환기를 거의 하지 않았다는 사실
냄새가 계속 사라지지 않자 제품보다 집 안 환경을 다시 살펴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다 문득 떠오른 게 있었어요. 저는 여름만 되면 에어컨을 거의 하루 종일 켜놓고 지내면서 창문은 거의 열지 않았더라고요. 시원하기만 하면 집 안 공기도 괜찮을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던 거죠.
그런데 돌이켜보니 생활하면서 생긴 냄새는 그대로 실내에 머물고 있었고, 그제야 환기가 생각보다 중요한 습관이라는 걸 알게 됐습니다.
돌이켜보니 제가 가장 크게 착각했던 부분이 바로 이거였습니다. 에어컨을 계속 켜고 있으니 집 안 공기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던 거죠. 하지만 에어컨은 실내 공기를 시원하게 순환시키는 역할을 할 뿐, 집 안의 공기를 밖으로 내보내거나 새로운 공기를 들여오는 장치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요리를 하면서 생긴 냄새, 젖은 수건에서 나는 냄새, 비 오는 날 신고 온 신발 냄새처럼 생활하면서 생긴 냄새가 집 안에 계속 머물고 있었던 거예요. 환기를 거의 하지 않았던 제 생활 습관이 집 안 공기를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걸 그때서야 알게 됐습니다.
실내공기질 관리 기준에 따르면 자연환기만으로도 이산화탄소(CO₂) 농도와 휘발성 유기화합물(VOC) 수치를 낮추는 데 효과가 있습니다(출처: 환경부). 비가 심하지 않고 바람이 있을 때 짧게 맞통풍을 시켜주는 것만으로도 공기 질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저는 지금 에어컨을 끄고 5~10분 정도 맞통풍을 시킨 뒤 다시 창문을 닫는 방식을 쓰고 있는데, 이 방법이 저한테는 가장 현실적이었습니다.
장마철 집안 꿉꿉한 냄새 줄이려고 제가 실천한 10가지 생활 습관
환기 습관을 바꾸면서 동시에 집 안을 한 바퀴 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방향제부터 놓기보다 냄새가 시작되는 곳을 먼저 찾는 방식입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보니 생각보다 많은 곳에서 습기가 오래 머물고 있었습니다.
방향제보다 냄새가 나는 곳부터 찾기
예전에는 집에서 냄새가 나면 방향제나 디퓨저부터 바꿨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같은 냄새가 다시 느껴지더라고요.
요즘은 현관부터 신발장, 거실, 침실, 주방, 욕실 순서로 둘러보면서 어디에서 냄새가 시작되는지 먼저 확인합니다. 원인을 찾고 관리하는 편이 훨씬 효과적이었습니다.
냉장고와 음식물 쓰레기 자주 확인하기
장마철에는 주방 냄새도 쉽게 심해지는 것 같았습니다.
냉장고 안 오래된 반찬이나 흘린 국물은 발견하면 바로 정리하고, 음식물 쓰레기도 가능한 오래 두지 않으려고 합니다. 냉장고도 한 번에 대청소하기보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가볍게 확인하는 편이 부담이 적었습니다.
젖은 수건은 바로 말리기
장마철에는 수건이 생각보다 잘 마르지 않습니다.
예전에는 사용한 수건을 그대로 빨래 바구니에 넣어두곤 했는데, 지금은 바로 세탁하지 못하더라도 먼저 펼쳐서 말려둡니다. 이것만으로도 쉰내가 덜 나는 것 같았습니다.
세탁이 끝난 빨래는 바로 건조하기
세탁기를 돌려놓고 깜빡하는 일이 종종 있었는데, 장마철에는 젖은 빨래를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저는 휴대폰 알람을 맞춰두고 세탁이 끝나면 바로 빨래를 꺼냅니다. 가능하면 건조기에 넣고, 건조기를 사용하지 않는 빨래는 최대한 펼쳐서 널어 빨리 마를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탁기 문은 열어두기
예전에는 빨래를 꺼낸 뒤 바로 세탁기 문을 닫았습니다.
하지만 내부에 물기가 오래 남아 있다는 걸 알고 난 뒤에는 사용 후 문과 세제 투입구를 열어 자연스럽게 말리고 있습니다. 고무 패킹도 한 번씩 확인하고 세탁조 청소도 주기적으로 해주고 있습니다.
침구와 패브릭도 환기하기
바닥 청소는 자주 해도 침구는 그대로 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이불을 한 번 걷어 매트리스에도 공기가 통하게 하고, 소파 쿠션도 위치를 바꿔 안쪽까지 환기해 주고 있습니다. 작은 변화지만 눅눅한 느낌이 덜했습니다.
배수구와 싱크대 확인하기
집에서 냄새가 계속 난다면 배수구도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싱크대 거름망이나 욕실 배수구에는 음식물 찌꺼기와 머리카락이 쉽게 쌓입니다. 눈에 보일 때마다 바로 치우는 습관을 들이니 관리하기도 훨씬 편했습니다.
젖은 신발은 충분히 말린 뒤 보관하기
비 오는 날 신었던 신발을 바로 신발장에 넣는 습관이 있었는데, 장마철에는 이것도 냄새의 원인이 될 수 있었습니다.
지금은 신발을 먼저 말린 뒤 보관하고, 신발장 문도 한 번씩 열어 환기해 주고 있습니다. 제습제도 교체 시기를 확인하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비 오는 날에도 짧게 환기하기
저는 여름이면 에어컨만 켜고 환기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생활하면서 생긴 냄새는 계속 집 안에 머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뒤부터는 비가 심하지 않을 때 짧게라도 맞통풍을 시켜주고 있습니다. 이후 에어컨이나 제습기를 함께 사용하면 관리하기도 훨씬 편했습니다.
집 안의 물기를 오래 두지 않기
가장 크게 달라진 습관은 젖은 상태를 오래 방치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싱크대 물기, 욕실 바닥, 젖은 발매트, 우산 받침대처럼 습기가 남기 쉬운 곳은 눈에 보일 때마다 바로 닦거나 말립니다. 거창한 청소보다 이런 작은 습관이 장마철 집 관리에는 더 도움이 됐습니다.
작은 습관이 집 공기를 바꾼 이유
이것저것 방법을 바꿔보면서 제가 얻은 결론은 집 안 냄새는 한 가지 방법만으로 해결되기 어렵다는 점이었습니다. 환기를 하고, 젖은 물건은 바로 말리고, 냄새가 나기 쉬운 곳을 자주 확인하는 습관이 함께 이어질 때 비로소 집 안 공기가 달라지는 걸 느꼈습니다.
실제로 장마철에는 습도가 높아지면서 곰팡이나 냄새가 생기기 쉬운 환경이 만들어집니다. 일반적으로 실내 상대습도가 60% 이상으로 오래 유지되고, 먼지나 섬유 같은 유기물이 있는 환경에서는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상대습도는 현재 공기 중 수분량이 해당 온도에서 머금을 수 있는 최대 수분량 대비 얼마나 되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장마철에는 외부 습도 자체가 높기 때문에 환기만으로 실내 습도를 낮추기 어려운 날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상황에 맞게 제습기나 에어컨의 제습 기능을 함께 활용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질병관리청에서도 일반적으로 실내 습도를 40~6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쾌적한 실내환경 관리에 도움이 된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요즘 대청소를 한 번 크게 하는 것보다 작은 습관을 꾸준히 이어가는 데 더 신경 쓰고 있습니다. 싱크대에 물기가 남아 있으면 바로 닦고, 젖은 수건은 펼쳐 말리고, 비 맞은 신발도 충분히 건조한 뒤 보관하는 식입니다. 매일 완벽하게 청소하기는 어렵지만, 이렇게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습관을 이어가니 장마철에도 집 안이 훨씬 쾌적하게 느껴졌습니다.
집에서 퀴퀴한 냄새가 난다면 저는 새 제품을 사기 전에 창문부터 잠깐 열어봅니다. 그다음 수건과 신발장, 세탁기 순서로 확인합니다. 방향제는 그 이후의 일입니다. 이 순서를 바꾸는 것만으로도 제가 여름을 보내는 방식이 꽤 달라졌습니다. 장마철이 끝날 때까지 한 번 시도해 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