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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저는 에어컨을 자주 끄는 게 무조건 전기세를 아끼는 방법인 줄 알았습니다. 시원해지면 끄고, 더워지면 켜고, 하루에도 수십 번 리모컨을 들고 있었거든요.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방법이 오히려 전기를 더 쓰고 있었습니다. 에어컨 종류부터 확인하지 않은 게 문제였습니다.
에어컨 종류부터 확인해야 했던 이유
| 구분 | 인버터형 에어컨 | 정속형 에어컨 |
| 특징 |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모터 속도를 줄여 최소 전력 유지 |
설정 온도에 도달해도 모터가 100% 힘으로 계속 돌거나 꺼짐 |
| 작동법 | 한 번 켜면 끄지 말고 쭉 켜두기 | 켰다 껐다를 반복하며 효율적으로 조절하기 |
| 출시년도 | 대체로 2011년 이후 출시된 최신 모델 |
대체로 2011년 이전 출시된 구형 모델 |
제가 직접 써봤는데, 에어컨을 자주 껐다 켰다 하는 방식이 무조건 전기세를 아끼는 게 아니었습니다. 이 사실을 알기 전까지 저는 꽤 오랫동안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에어컨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에어컨은 크게 인버터형과 정속형으로 나뉩니다. 인버터 방식(Inverter Type)이란, 실내 온도가 설정 온도에 가까워질수록 압축기(컴프레서)의 회전수를 자동으로 줄여 최소한의 전력만 소비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한 번 원하는 온도에 도달하면 계속 강하게 돌리지 않고 살짝 유지만 해주는 방식이라고 보면 됩니다. 대체로 2011년 이후에 출시된 제품이 인버터형에 해당합니다.
반면 정속형(Fixed Speed Type)은 압축기가 항상 일정한 출력으로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온도가 목표치에 도달하면 아예 꺼졌다가 다시 더워지면 100% 출력으로 재가동되는 구조라, 사용 방법이 인버터형과 달라집니다. 주로 2011년 이전 구형 모델에 해당합니다.
저희 집 에어컨이 어떤 방식인지는 본체 측면에 붙어 있는 제품 스티커나 모델명으로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그것조차 확인하지 않고 무작정 껐다 켰다를 반복했던 거라, 뒤늦게 확인했을 때 인버터형이라는 걸 알고 허탈했습니다. 에어컨 종류에 따라 사용법이 다르다는 것, 이게 전기세 절약의 첫 번째 출발점입니다.
에너지 소비 효율과 관련하여, 한국에너지공단은 인버터 에어컨이 정속형 대비 냉방 효율(EER, Energy Efficiency Ratio)이 평균 30~40% 높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EER이란 소비 전력 1W당 생산할 수 있는 냉방 능력을 나타내는 수치로, 이 수치가 높을수록 같은 전기로 더 넓은 공간을 시원하게 만들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출처: 한국에너지공단).
인버터 에어컨, 이렇게 쓰니 달라졌습니다
인버터형 에어컨은 처음 켰을 때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추기 위해 압축기가 최대 출력으로 가동됩니다. 이 구간이 전력 소비가 가장 높은 시점입니다. 문제는 이 상태에서 에어컨을 껐다가 집 안이 다시 더워진 상태에서 다시 켜면, 압축기가 또 최대 출력으로 재가동된다는 점입니다.
제가 딱 이 패턴이었습니다. 시원해지면 껐다가 조금 지나 더워지면 다시 켜고, 하루에도 대여섯 번씩 반복했습니다. 전기세를 아끼려고 했는데 오히려 압축기를 하루에 수차례 최대 출력으로 돌리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래서 지금은 집에 계속 있는 날에는 26도 안팎으로 설정해두고 그냥 켜놓습니다. 처음에는 이게 낭비처럼 느껴졌는데, 압축기가 유지 출력으로만 돌아가는 상태라 오히려 전력 소비가 훨씬 적었습니다. 당연히 장시간 외출할 때는 끄고 나갑니다.
선풍기를 같이 쓰는 것도 체감 온도에 꽤 차이가 났습니다. 저희 집은 거실과 주방이 트여 있어서 에어컨만 켜면 주방 쪽이 은근히 덥게 느껴졌습니다. 선풍기로 냉기를 주방 방향으로 보내주니 에어컨 설정 온도를 낮추지 않아도 훨씬 시원하게 느껴졌습니다. 에어컨 바람 방향도 수평이나 위쪽으로 두면 냉기가 자연스럽게 아래로 내려오면서 실내 전체가 고르게 냉각됩니다.
냉방 효율을 높이는 핵심 포인트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처음 켤 때는 강풍이나 자동 운전으로 실내 온도를 빠르게 낮춘다
- 설정 온도에 도달하면 자동 운전으로 전환하고 선풍기를 함께 사용한다
- 에어컨 바람 방향은 수평 또는 위쪽으로 설정한다
- 햇빛이 강한 시간대에는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일사 부하를 미리 차단한다
- 에어컨 필터는 2주에 한 번 이상 점검하고, 실외기 주변은 항상 비워둔다
전기세를 실제로 줄이는 생활 습관
솔직히 필터 청소는 저도 크게 신경 쓰지 않았어요. 그런데 어느 날 에어컨 바람이 예전보다 약해진 것 같아서 필터를 열어봤더니 생각보다 먼지가 많이 쌓여 있더라고요. 먼지가 쌓이면 공기 흐름이 원활하지 않아 냉방 효율도 떨어질 수 있다고 해요. 바로 필터를 청소하고 다시 에어컨을 켜봤는데 바람도 전보다 잘 나오는 것 같고, 같은 온도로 설정해도 집 안이 조금 더 빨리 시원해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그 뒤로는 여름에 에어컨을 자주 사용할 때 필터 상태를 한 번씩 확인하고 있어요.
실외기 관리도 마찬가지입니다. 실외기는 실내의 열을 외부로 방출하는 역할을 하는 장치입니다. 실외기 주변에 짐이 쌓여 있거나 환기구가 막혀 있으면 열 방출이 원활하지 않아 압축기 부하가 높아지고 전력 소비가 늘어납니다. 여름철에는 실외기 주변을 최대한 비워두는 것이 기본입니다.
일사 차단도 생각보다 효과가 컸습니다. 저희 집은 오후 햇빛이 꽤 강하게 들어오는 편인데, 그 시간대에 블라인드를 치지 않으면 실내 온도가 금방 2~3도는 올라가는 느낌이었습니다. 커튼이나 블라인드로 일사 부하(Solar Heat Gain)를 줄이면 에어컨이 같은 설정 온도를 유지하는 데 소비하는 전력이 확연히 줄어듭니다. 일사 부하란 햇빛이 유리창을 통해 실내로 들어오는 열량을 의미합니다.
국가기술표준원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에어컨 설정 온도를 1도 높일 때마다 냉방 소비 전력이 약 7% 절감된다고 합니다(출처: 국가기술표준원). 저는 이 수치를 보고 나서 26도 설정에 선풍기 병행 방식을 더 적극적으로 실천하게 됐습니다.
에어컨 사용법을 바꾸고 나서 달라진 점은 전기세보다 생활 편의성이었습니다. 예전처럼 집 안이 더워졌다 시원해졌다를 반복하지 않으니 아이도 더 편안해했고, 저도 리모컨을 들고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됐습니다.
에어컨 전기세를 줄이고 싶다면 무조건 덜 켜는 것보다 우리 집 에어컨이 인버터형인지 정속형인지를 먼저 확인하는 게 맞습니다. 그다음은 선풍기 병행, 필터 관리, 일사 차단처럼 작은 습관을 하나씩 더하는 것으로도 충분히 차이를 만들 수 있었습니다. 올여름은 무조건 참는 대신 조금 더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방향으로 접근해 보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