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스를 흠뻑 뿌리고 솔로 박박 문질러도 줄눈 곰팡이가 그대로 남아 있었던 경험, 저만 있는 게 아닐 겁니다. 저희 집 욕실은 특히 곰팡이가 잘 생기는 편이라 여름마다 이 문제로 꽤 고생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락스로 해결이 안 된 데는 이유가 있었고, 청소 방법보다 평소 습관이 훨씬 중요했습니다. 욕실 곰팡이가 유독 잘 생기는 이유 욕실은 구조적으로 곰팡이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입니다. 샤워 한 번만 해도 수증기와 물기가 벽과 바닥, 실리콘 틈새에 남고, 환기가 충분히 되지 않으면 습도가 오래 유지됩니다. 여기서 상대습도(Relative Humidity)란 현재 공기 중에 포함된 수증기량이 최대로 포함할 수 있는 양의 몇 퍼센트인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곰팡이균은 이 상대습도가 70% 이상인 환경에서..
욕실 슬리퍼를 마지막으로 바꾼 게 언제인지 기억하십니까? 저도 한동안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찢어지거나 밑창이 떨어진 것도 아닌데 굳이 바꿀 이유가 있겠냐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날 샤워 중에 발이 살짝 미끄러지는 느낌이 들었고, 그게 슬리퍼 문제라는 걸 새 제품으로 바꿔보고서야 깨달았습니다. 망가지지 않으면 안 바꿔도 된다는 생각, 생각보다 꽤 위험한 착각일 수 있습니다. 물때와 바이오필름, 눈에 안 보여서 더 문제입니다 욕실 슬리퍼 바닥에 끼는 물때는 단순한 먼지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습기와 유기물이 쌓이면 바이오필름(biofilm)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바이오필름이란 세균이 집단으로 표면에 달라붙어 만들어내는 점액성 보호막으로, 일반 세제로는 좀처럼 제거되지 않는 특성..
결혼하기 전까지 저는 선풍기를 한 번도 청소한 적이 없었습니다. 여름마다 꺼내면 항상 깨끗한 상태였으니까요. 그게 당연한 줄 알았습니다. 직접 살림을 시작하고 처음으로 분해해 봤을 때, 날개에 먼지가 두껍게 붙어 있는 모습을 보고 그제야 깨달았습니다. 그 당연함이 누군가의 손길 덕분이었다는 것을. 청소 안 한 선풍기, 집안 공기에 무슨 일이 생길까 혹시 선풍기를 켰을 때 괜히 코가 간질거리거나 재채기가 나왔던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엔 그냥 계절 탓이라고 넘겼는데, 선풍기를 분해한 뒤로 생각이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청소하지 않은 선풍기에는 단순한 먼지 외에도 집먼지진드기(house dust mite) 사체와 배설물이 함께 붙어 있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집먼지진드기란 육안으로는 보이지 않는 0.3m..
솔직히 저는 냉장고 문에 계란칸이 있으니 거기에 넣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계란이 더럽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어서 씻어서 넣기도 했고요. 그런데 이 두 가지 습관이 오히려 계란의 신선도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매일 쓰는 식재료인데 보관법 하나로 이렇게 차이가 날 줄은 몰랐습니다. 냉장고 문칸이 아닌 안쪽 선반에 보관해야 하는 이유 저는 냉장고를 살 때부터 문에 계란칸이 붙어 있으니 당연히 거기에 넣어야 한다고 믿었습니다. 제조사가 만들어 놓은 공간인데 왜 거기에 넣으면 안 되는지 처음에는 이해가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이유를 알고 나니 반박할 수가 없었습니다. 계란 보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온도 항상성(Temperature Constancy)입니다. 여기서 온도 항상성..
필터만 제때 갈면 샤워기 관리는 끝난 거라고 생각하셨나요? 저도 그렇게 믿고 몇 년을 지냈습니다. 그러다 해외여행에서 여행용 필터 샤워기를 꺼냈는데, 하루 만에 필터가 눈에 띄게 노랗게 변하는 걸 보고 처음으로 "내가 샤워기를 제대로 관리하고 있는 건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그때부터 찾아보기 시작했고, 필터 교체 주기는 물론 샤워기 헤드 자체도 소모품이라는 사실을 알게 됐습니다. 필터 색만 보고 교체하면 놓치는 것들 솔직히 저는 오랫동안 필터가 노랗게 변하면 갈고, 멀쩡해 보이면 그냥 두는 방식으로 관리했습니다. 그게 잘못된 방식이라고는 생각도 못 했습니다. 그런데 여행용 필터가 하루 이틀 만에 변색되는 걸 보고 나서 찾아보니, 필터 색만으로는 물의 상태를 단정하기 어렵다는 내용을 여러 곳에서 확인할 수..
냉장고에 넣어뒀으면 괜찮겠지 싶었는데, 며칠 뒤 꺼내 보면 복숭아는 흐물흐물하고 포도 알에는 하얀 곰팡이가 피어 있었습니다. 아이에게 먹이려고 산 과일을 또 버리면서 '이거 왜 이렇게 빨리 상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도 그 답을 찾다가 뒤늦게 알게 됐는데, 과일마다 보관 방식이 완전히 다르더라고요. 여름 과일이 빨리 상하는 이유, 에틸렌 가스 때문이었습니다 혹시 과일을 냉장고에 넣어뒀는데도 며칠 만에 물러버린 경험이 있으신가요? 저는 그게 그냥 여름이라서 그런 줄만 알았습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핵심 원인 중 하나가 에틸렌 가스(ethylene gas)였습니다. 여기서 에틸렌 가스란 과일이 익어가면서 스스로 방출하는 식물 호르몬의 일종으로, 주변에 있는 다른 과일의 숙성 속도까지 빠르게 앞당기..